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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놀기

(영화)인셉션

** 꿈은 이루어진다. **
** 꿈은 꾸는 자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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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관련한 말들은 많기도 하다.
대개가 꿈을 꾸는 것이 신상에도 좋거니와 미래에 '잘 될 것이다.' 라는 암묵적 지시를 품고 있다.
뒤집으면, 꿈을 꾸지 않으면 발전이 없고 좀 더 나가자면 살아도 산 것이 아니다... 뭐 그런 협박까지도 느껴진다.

난 꿈이 (아직) 없다.
아니 나의 꿈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무엇을 꿈꾸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꿈을 꾸기에는 이미 나이를 너무 많이 먹어버린 것이 아니냐고 할지도 모른다.
나도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이를 너무 먹어버린 것은 아닌가, 내가 꿈을 꾸기에는 변방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심지어는 꿈을 꾼들 무엇하며 그것을 이룬들 무엇할 것인가-라는 자조어린 생각을 할 때도 있다.
고단한 현실이 구체적인 사실로 다가와 나를 짓누를 때는 더욱 그렇다.(엄마의 피해 망상이 내 생활을 압박할 때나 아버지의 치매 뒤치닥거리를 할 때, 교감의 편집적인 괴롭힘을 감당해야 할 때가 그럴 때이다.)
그래서 가끔은 꿈을 꾸는 것을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한다.

** 꿈은 이루어진다. **
** 꿈은 꾸는 자의 것이다. **
**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
** 꿈에 들어가 무의식의 세계에 어떤 생각을 심어 놓을 수 있다. **
** 무의식의 자아에 들어가 남이 심어놓은 자아가 나를 지배할 수 있다. **

인셉션을 보고 난 후 꿈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무의식의 세계가 분명하 존재하고 무의식의 자아가 나를 지배하고 있음도 알고 있다.
나는 영화 속의 "피셔"처럼 거대 기업의 상속인이 아니어서 누가 일부러 나의 무의식에 어떤 것을 심어놓았을리는 없다만, 의도하지 않은 말이나 일상이 나의 무의식에 들어와 나를 지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피해의식, 실패에 대한 두려움, 도전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하게 만드는 무기력 등이 나의 무의식 어딘가에 (영화에서 말하는 림보) 심어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 꿈을 꾸는 데 방해되는 무의식은 무시하는 것이다.

이제부터 꿈꾸기 시작해야겠다.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
꿈을 꾸기 시작하기로 했다.
거대한 프로젝트를 꿈꾸고
소소한 일상을 기획하고
그래야 "코브"처럼 꿈에라도 꿈을 이룰 것이 아닌가!


크리스토퍼 놀란
크리스토퍼 놀란 (Christopher Nolan) 언타이틀 배트맨 프로젝트(2012), 다크 나이트(2008)

영화를 보면서, 다크 나이트도 그렇고 이 남자는 아버지와 뭔가 불편한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전체를 뒤덮고 있는 것이 아버지와 아들의 불편한 관계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Leonardo Dicaprio) 돔 코브 역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앳띤 미소년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미소년의 아버지같다. 그것도 터프한 아버지. 브래드 핏 만큼이나 매력적인 배우이다. 이 영화에서는 중심을 든든히 잡고 있는, 북치고 장구 혼자 치는 그런 독점적인 주인공이 아니라 든든한 대들보 같은 중심 역할을 잘 수행한다.
와타나베 켄 와타나베 켄 (Ken Watanabe) 사이토 역  
조셉 고든-레빗 조셉 고든-레빗 (Joseph Gordon-Levitt) 아서 역  

주인공보다 더 분주하다. 주인공을 비롯한 모든 배우가 잠든 후, 가장 나중에 자고 가장 먼저 일어나 동분서주하느라 눈코 뜰새가 없다. 넘버2의 고단함이여.. ㅋㅋ
마리안 꼬띠아르 마리안 꼬띠아르 (Marion Cotillard) 맬 역  

내 속에 숨어있는 사악한 또 다른 나. 부정적인 자아.
엘렌 페이지 엘렌 페이지 (Ellen Page) 아리아드네 역  

영민해 보이는 아가씨. 내 속에도 이런 상상력과 적응력이 있을까? 상처를 보듬는 따스함과 홈을 메우는 치유력까지.
톰 하디 톰 하디 (Tom Hardy) 임스 역  

통큰 아저씨. 통크게 꿈을 꾸다.


사진출처 :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CastCrew.do?movieId=50364&t__nil_upper_main=actorsMore





사진출처 :  http://fivecard.joins.com/820  

나는 개인적으로 코브가 아리아드네에게 인셉트를 설명하는 꿈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든다.
거리의 모든것이 터져 무너지고 있다.
그것은 꿈이 무너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꿈이 이루어지기 힘든 현실을 암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꿈을 꿈으로 믿기만 하면 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금방 복원 될 것을 아는 꿈 속의 주인공들은 느긋하다.
무너지고 있는 현실에 당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꿈이니까...
좀 더 큰 장면 사진이 있으면 좋겠지만 왠일인지 그 사진은 없다.
(사람들은 이 장면보다 무중력의 복도씬을 더 좋아하나보다.)
나는 파괴 본능이 강한가보다. 아니면 다시 복원되는 꿈에 더 방점을 두기 때문에 이 장면이 좋을 수도 있다.
나는 꾸지도 못한 꿈을 무너뜨린채 방치했지만
이젠 꿈을 꾸려고 한다.
내가 꿈을 꾸기 시작하면 무너진 꿈은 복원될 것이고 꿈은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난 영화의 모든 등장 인물이 하나의 자아 안에 숨어있는 다중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내가 주장하는 다중인격이라는 말이지.
그래서 이 영화는 힐링 시네마이다.